디지털 방랑자 Digital Nomad

길 떠난다 로그아웃의 길
빛 없는 화면 검은 바다
낯선 별 흩어진 신호
오늘도 떠도는 디지털 방랑자
떠돌아라 방랑자여
데이터 강을 건너가라
떠돌아라 방랑자여
끝없는 바다를 헤매어라
아이디는 끊기고 패스워드는 잊혔네
네트워크 불안정 신호는 끊겼네
어디가 목적지 지도는 흐릿해
온라인 바다 위 홀로 노 저어가네
가야금은 잔물결 발자국 이어지고
해금은 울음소리 길 잃은 노래되고
북소리는 멀리서 나를 부르는 고향
하지만 돌아갈 수 없는 또 다른 세상
떠돌아라 떠돌아라
흔적 없는 길 위에서
떠돌아라 방랑자여
데이터 강을 건너가라
떠돌아라 방랑자여
끝없는 바다를 헤매어라
피드엔 웃음 가득 하지만 나는 공허
팔로워의 바다 속 내 이름은 모래
메시지 창엔 읽지 않은 말들만
나는 떠나간다 신호를 버린 채
장구의 둥 둥 발걸음 울려
태평소의 울음 멀리 퍼져가네
나는 묻는다 여기 누가 있나
로그아웃한 나만이 방랑자일 뿐
지워지지 않는 기록 찾을 길 없구나
떠돌이 노래는 바람에 흩날리네
멀어져 간 빛 가까워진 어둠
그 사이에서 나는 길을 찾는다
떠돌아라 방랑자여
이름조차 버리고 가라
떠돌아라 방랑자여
노래로 길을 밝히어라
여행자는 길에서 배운다 이건 디지털 고해
삭제된 파일도 마음속엔 남네
망각된 신이 속삭이듯 나도 흔적이 된다
흘러간 데이터 위 나의 발자국 새긴다
가야금은 끊임없이 시간의 강을 타고
해금은 눈물처럼 어둠 속을 가르고
북소리 터져 새로운 아침 알리고
방랑자의 노래 끝내 세상에 닿으리라
떠돌아라 떠돌아라 방랑자여
오늘도 내일도 흩어진 별 아래서
데이터의 바다 위 끝없이 노래하라
디지털 방랑자여 길 위에 살아라